대형마트의 재도약? 이마트 ‘푸드마켓’이 제시하는 새로운 가능성

남학현 기자
2024-12-27


한때 소매 유통의 중심이었던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의 급격한 성장과 소비 행태의 변화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이마트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12월, 대구에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1호점’은 

그동안의 침체를 뒤집기 위한 실험적 포맷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푸드마켓은 초저가를 표방한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DS)라는 기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며 의문과 가능성을 동시에 남겼다. 


푸드마켓, HDS인가,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인가

HDS 모델과의 차이

HDS는 품목 수를 최소화하고, PB(Private Brand) 상품을 중심으로 

대량 구매와 낮은 운영 비용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포맷이다. 

그러나 이마트 푸드마켓은 기존 HDS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택했다.


  • PB 상품 비중: 푸드마켓은 노브랜드와 트레이더스 PB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농심, 오뚜기 등 대형 제조사 브랜드 상품과 PB 상품을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고객층의 수요를 충족하려 했다.

  • 매장 규모: 1,200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간은 기존 노브랜드 매장(평균 100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는 단순히 HDS를 넘어, 중소형 점포 리뉴얼 모델로 자리 잡으려는 전략적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스타필드와의 연결점

푸드마켓은 대형 점포 중심의 스타필드와는 또 다른 포맷을 지향하며, 

근린 상권을 정조준한 중소형 점포로 설계되었다. 

푸드마켓은 노브랜드의 저가 전략과 스타필드의 경험 중심 전략 사이에서 절충된 모델로 평가된다.


푸드마켓이 제시하는 가능성


1. 중소형 점포 리뉴얼의 대안

대형 점포 중심의 전략은 체험형 쇼핑몰로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확장성의 한계에 부딪혔다. 푸드마켓은 기존 이마트 점포를 리뉴얼하는 대안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 효율적인 공간 활용: 적당한 규모로 설계된 푸드마켓은 접근성이 낮았던 기존 대형 점포와 달리 
    근린 상권과의 밀착을 강화할 수 있다.

  • 브랜드 확장성: PB 상품뿐 아니라 대형 제조사의 브랜드 상품도 함께 판매함으로써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다.

2. 근린 상권에서의 새로운 기회

푸드마켓은 대형마트가 근린 상권을 다시 공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의 노브랜드 전문점이나 대형마트의 접근성을 보완하며 새로운 고객층을 유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푸드마켓이 직면한 도전 과제


1. 접근성의 문제

슈퍼마켓 시장은 근린 상권에서 높은 접근성과 다양한 상품 구색으로 소비자의 선호를 얻고 있다. 

예를 들어, GS더프레시는 가맹 모델로 빠르게 확장하며 500호점을 돌파했고, 

롯데슈퍼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역시 가맹 확대로 대응 중이다. 

이마트 푸드마켓이 이러한 경쟁 속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 가격 경쟁력 유지

HDS 모델의 핵심은 가격 경쟁력이다. 

그러나 푸드마켓은 PB 상품 비중이 낮고, 대형 제조사 상품도 함께 판매하는 구조를 선택했다. 

이는 상품 다양성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3. 빠른 점포 확장의 난제

푸드마켓의 대규모 매장 형태는 초기 투자 비용과 운영 부담을 증가시킨다. 

이는 빠른 점포 확장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중소형 점포 모델에서 이러한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유통 업계의 미래와 푸드마켓의 역할

푸드마켓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사이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이마트의 전략적 시도다. 

대형 점포는 스타필드와 같은 경험 중심의 몰링(Malling) 모델로, 중소형 점포는 푸드마켓으로 재편하는 

이 전략이 성공한다면, 이마트는 다시 한 번 시장에서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새로운 포맷 도입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푸드마켓이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접근성, 가격 경쟁력, 그리고 빠른 확장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슈퍼마켓 시장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24년은 실험의 시작에 불과하다. 

2025년, 푸드마켓이 유통 업계의 판도를 뒤집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남을지는 철저히 시장의 반응에 달려 있다.


남학 기자 info@dowa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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