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진짜 목표는 '메신저'가 아니다: '에이전틱 AI'로 플랫폼 혁명 예고

남학현 기자
2025-11-14

ebb91a3d14069.png


카카오가 최근 전사적으로 반복해 언급하는 단어는 바로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이는 단순한 기술 용어를 넘어, 카카오톡의 정체성 자체를 바꾸겠다는 강력한 선언과 같다. 카카오는 더 이상 카카오톡이 단순한 '메신저'에 머무르길 원치 않는다. 대화 중심의 앱을 소셜 미디어로, 더 나아가 다양한 AI 에이전트가 얹히는 실행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려 하고 있다. 메신저 UI를 중심으로 검색·커머스·예약·결제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왜 지금, '에이전틱 AI'를 카카오톡에 이식하려 하는 것일까?


카카오톡, '의도 파악의 원천 데이터'를 무기로


카카오가 정의하는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만들며,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하는 자율적·능동적 AI"**로 요약된다. 여기서 핵심은 '맥락 이해'와 '능동성'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요청한 작업을 정리하는 수준이었다면, 에이전틱 AI는 사용자가 무엇을 원할지 대화 맥락에서 읽어내고, 때로는 요청하기도 전에 먼저 실행을 제안한다.

카카오가 이를 '카카오톡'에서 만들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1위 메신저인 카카오톡에는 한국인의 일상적 대화 흐름이 축적된 **'대화 맥락 데이터'**가 있다. 이는 다른 어떤 서비스도 흉내 낼 수 없는 **"의도 파악의 원천 데이터"**이자 대화형 AI가 성장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10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카나나 in 카카오톡'**과 오픈AI와 공동 개발한 **'챗GPT for 카카오'**를 카카오톡 안에 도입했다. 이 서비스들은 과거 대화 맥락 기반으로 할 일을 먼저 제안하고(카나나), 대화 도중 카카오맵 연결을 통해 바로 예약하거나 선물하기 연동으로 구매 실행 경험을 제공한다(챗GPT for 카카오). 이 두 서비스는 카카오가 꿈꾸는 '에이전틱 AI' 기반 구축의 첫걸음이다.


'실행의 완결성'을 위한 생태계 확장 선언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의도를 실제로 '끊김 없이' 실행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AI가 완성된다. 하지만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갖춘 서비스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쇼핑, 로컬, 모빌리티 등 모든 영역에서의 실행을 완벽하게 채울 수 없다.

그래서 카카오는 두 번째 단계로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 '카카오 툴즈'로 실행 레이어 구축: 챗GPT for 카카오 공개와 함께 선보인 '카카오 툴즈'는 에이전틱 AI가 외부 서비스와 연결되는 실행 레이어다. 현재 카카오맵, 선물하기, 멜론 등의 에이전트가 연동되어 있으며, 이는 카카오톡 안에서 길 찾기 → 예약 → 결제 → 이동이 하나의 대화 흐름에서 실행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있다.

  2. 외부 파트너 개방형 플랫폼: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025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 **"내년부터 규모나 역량과 관계없이 누구나 에이전트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가 직접 커버하기 어려운 커머스, 여행, 금융 등 대형 서비스는 직접 연결을 추진하고,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킬 '롱테일 서비스'를 위해서는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어 개발 도구(플레이 MCP, 에이전트 빌더)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AI 시대의 새로운 앱 생태계를 카카오톡 안에 구축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체류 시간 증가, 광고와 커머스의 마중물


카카오의 에이전틱 AI 전략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사용자의 행동 동선을 카카오톡 중심으로 수렴시키는 구조적 전환'**이다. 정신아 대표가 말한 '앱을 찾아가던 시대의 종말'은 결국 "사용자의 시간을 카카오톡 안으로 다시 끌어오는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실제로 카카오톡은 9월 개편 이후 체류 시간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친구들의 소셜 피드를 열람할 수 있는 '친구탭'과 숏폼 영상 피드인 '지금탭'에서 체류 시간이 10% 이상 증가했고, '챗GPT for 카카오' 역시 출시 10일 만에 이용자 200만 명을 돌파하며 활성 이용자 1인당 평균 체류 시간을 4분이나 늘리는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

체류 시간 증가는 곧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광고와 커머스 사업 매출 증대를 위한 마중물이 된다. 사용자가 카카오톡 안에 더 오래 머물면 디스플레이 광고 노출이 늘어나고, 소셜 및 숏폼 영상 피드 중간에 새로운 광고 구좌를 만들어 수익화를 노릴 수 있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탐색, 발견, 구매 실행까지 도와주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는 커머스 사업 전체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선물하기를 넘어 톡스토어, 심지어 외부 커머스 플랫폼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형태의 비즈니스 확장도 가능해진다.

물론 이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카카오 서비스만 연동시키는 것을 넘어, 사용자 제작 콘텐츠와 부족한 영역의 AI 에이전트 플레이어들을 적극적으로 플랫폼 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카카오톡은 메신저를 넘어서 대한민국 사용자의 일상과 소비, 실행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새로운 **'플랫폼'이자 '운영체제'**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전략의 중심에 바로 '에이전틱 AI'가 있다.



남학현 기자 info@dowaseum.org

[저작권자 ⓒ디지털트렌드코리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