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로고가 선명한 명품 가방에 조잡한 캐릭터 인형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수십만 원대 한정판 운동화는 알록달록한 리본과 비즈로 뒤덮인다. 완성된 제품을 구매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던 과거의 소비 방식은 더 이상 젊은 층에게 유효하지 않다. 이제 이들에게 소비는 끝이 아닌 ‘창작의 시작’이다.
최근 유통 및 문화 전반에서 관찰되는 이른바 ‘꾸미기(X꾸)’ 열풍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넘어 가방(백꾸), 운동화(신꾸), 금융 카드(카꾸)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 이는 규격화된 기성품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투영하려는 Z세대의 강한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핵심을 ‘소비 권력의 이동’으로 분석한다. 과거에는 브랜드가 제안하는 이미지를 수동적으로 수용했다면, 현재의 소비자들은 브랜드라는 도화지 위에 자신의 취향을 덧칠하는 적극적 생산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대량 생산 체제에서 ‘나만 가질 수 있는 유일무이한 물건’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가 느끼는 아날로그적 촉각 경험에 대한 갈증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들의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가치 훼손을 우려해 제품의 원형을 보존할 것을 암묵적으로 강조했으나, 최근에는 아예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을 염두에 둔 상품 기획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식품을 달 수 있는 고리를 기본으로 장착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는 ‘DIY 키트’를 함께 출시하는 식이다. 소비자가 제품 완성의 마지막 1%를 채우도록 유도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수정주의 소비’ 트렌드는 향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로고보다 그 위에 얹어진 자신의 감각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더 집중한다”며 “완성품을 파는 시대에서 ‘재료’를 파는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미래의 시장 경쟁력은 소비자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백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제공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남학현 기자 info@dowa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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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로고가 선명한 명품 가방에 조잡한 캐릭터 인형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수십만 원대 한정판 운동화는 알록달록한 리본과 비즈로 뒤덮인다. 완성된 제품을 구매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던 과거의 소비 방식은 더 이상 젊은 층에게 유효하지 않다. 이제 이들에게 소비는 끝이 아닌 ‘창작의 시작’이다.최근 유통 및 문화 전반에서 관찰되는 이른바 ‘꾸미기(X꾸)’ 열풍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넘어 가방(백꾸), 운동화(신꾸), 금융 카드(카꾸)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 이는 규격화된 기성품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투영하려는 Z세대의 강한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핵심을 ‘소비 권력의 이동’으로 분석한다. 과거에는 브랜드가 제안하는 이미지를 수동적으로 수용했다면, 현재의 소비자들은 브랜드라는 도화지 위에 자신의 취향을 덧칠하는 적극적 생산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대량 생산 체제에서 ‘나만 가질 수 있는 유일무이한 물건’을 만드는 과정 자체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가 느끼는 아날로그적 촉각 경험에 대한 갈증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들의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가치 훼손을 우려해 제품의 원형을 보존할 것을 암묵적으로 강조했으나, 최근에는 아예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을 염두에 둔 상품 기획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식품을 달 수 있는 고리를 기본으로 장착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는 ‘DIY 키트’를 함께 출시하는 식이다. 소비자가 제품 완성의 마지막 1%를 채우도록 유도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수정주의 소비’ 트렌드는 향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이제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로고보다 그 위에 얹어진 자신의 감각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더 집중한다”며 “완성품을 파는 시대에서 ‘재료’를 파는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미래의 시장 경쟁력은 소비자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백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제공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남학현 기자 info@dowa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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