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이소가 없는 동네는 점점 사라집니다

이상일 기자
2026-06-04

다이소가 농협 하나로마트와 손을 잡았습니다. 단순 입점이 아니라 업무협약 체결과 신상품 공동 개발까지 포함된 협업입니다. 얼핏 보면 매장 하나 더 늘어나는 뉴스처럼 보이지만, 유통 판 전체를 보면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다이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전국 1,600여 개에 달하는 점포망입니다. 촘촘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량 판매를 만들고, 이를 다시 가격 경쟁력으로 환원하는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그 덕분에 초저가 균일가 전략이 가능했죠.

다만 약점도 분명했습니다. 매장이 수도권과 광역시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었다는 점입니다. 2024년 말 기준 수도권에만 약 45%가 몰려 있고, 광역시까지 합치면 60%를 훌쩍 넘습니다. 반면 지방 생활권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하나로마트가 등장합니다. 하나로마트는 전국 2,2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그중 약 70% 이상이 수도권 외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이소가 비어 있던 빈틈을 정확히 메워주는 구조입니다.

다이소 입장에서는 별도의 대규모 출점 비용 없이 지방 고객 접점을 단기간에 확대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하나로마트 입장에서도 생활용품 카테고리를 강화해 체류 시간과 객단가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서로의 약점을 메우는 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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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새로운 격전지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은 이미 경쟁이 과열된 시장입니다. 이제 성장 여지는 지역 생활권 안에서 누가 먼저 자리 잡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쿠팡은 이를 가장 먼저 읽었습니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를 인구 감소 지역까지 확장하며 지방 소비를 선점하려 하고 있습니다. 물류 비용이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지역 생활 수요를 먼저 장악하면 장기적으로 회수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오프라인 기업들은 이런 확장에 구조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점포를 내야 하고, 부지를 확보해야 하며, 초기 투자 비용이 큽니다. 그러나 다이소는 하나로마트라는 이미 집객력이 검증된 공간 안으로 들어갑니다.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방식입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협업이 단순한 ‘매대 입점’을 넘어 지역 생활 인프라 편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로마트는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닙니다. 금융, 지역 커뮤니티 기능까지 수행하는 생활 거점입니다. 그 안에 다이소가 들어가면, 생활용품 구매가 자연스럽게 결합됩니다.

이렇게 되면 쿠팡이 공략해 온 지방 생활용품 수요 일부를 다시 오프라인으로 끌어올 가능성도 생깁니다. 아직 지방에서는 온라인 침투율이 수도권만큼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승부는 ‘압축’입니다

물론 성공은 자동으로 보장되지 않습니다. 관건은 상품 전략입니다.

하나로마트 매장은 기존 다이소 단독 매장보다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이소 역시 축소된 포맷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수만 가지 상품 중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떤 것을 빼느냐가 핵심이 됩니다.

최근 다이소는 재미있고 트렌디한 상품으로 주목을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지방형 소형 매장에서는 접근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 많은 곳’보다 ‘꼭 필요한 것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신뢰를 만드는 편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협업의 성패는 지방형 다이소 포맷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최적화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필수 생활용품을 얼마나 잘 선별하고, 회전율을 높이고, 지역 수요에 맞춰 구성하느냐가 승부처입니다.


이제 질문은 이것입니다.
서울에만 강한 브랜드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전국 생활권 안으로 스며들 것인가.

하나로마트와의 결합은 다이소가 후자를 택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다이소 없는 동네’는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상일 기자 info@dowa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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