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계 유니클로 '짐박스', 매출 400억을 만든 전략은

남학현 기자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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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가면 가장 먼저 헬스장부터 찾는다." 간헐적 운동러에게 헬스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헬스장 프랜차이즈' 짐박스는 이런 소비자들을 정확히 파고들며 2024년 매출 400억 원을 기록, 어지간한 스타트업보다 뛰어난 실적을 냈다. 특히 매년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성장하며 흑자를 꾸준히 유지하는 짐박스의 성공 전략은 오프라인 기반 비즈니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헬스장이라기보다는 '운동하는 사람을 종합적으로 타겟팅하는 헬스케어 기업'에 가까운 서플라이스(짐박스의 법인명)는 짐박스와 더불어 다이어트 푸드 프랜차이즈 '프레퍼스', 운동용품 브랜드 '서플라이스'를 함께 운영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짐박스는 대체 어떻게 이토록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을까?


구독료 중심의 매출 구조, 그 안에 담긴 전략


서플라이스의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 387억 원 중 서비스 매출이 228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65%)을 차지한다. 이 서비스 매출에는 짐박스의 월 구독료와 PT 매출이 포함된다. 정확한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정치를 통해 PT보다 구독료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신규 회원 유입을 꾸준히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

짐박스는 스스로를 '헬스장판 유니클로'라고 지칭한다. 유니클로가 대중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처럼, 짐박스는 철저히 '헬린이(헬스 초보자)'를 겨냥한 전략으로 낮은 진입 장벽을 만들고 꾸준히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고 있다.


헬스장계 유니클로가 된 세 가지 비결


1. 헬린이를 위한 '낮은 문턱': 가격의 투명화와 IT 기반 구독 시스템

짐박스의 가장 큰 특징은 월 구독제와 전용 앱이다. 헬스장 시장은 전화로 가격을 물어보면 "방문해야 알 수 있다"는 답변이 흔할 정도로 '깜깜이 시장'이었는데, 짐박스는 앱에서 바로 가격을 공개하고 결제까지 가능하게 해 가격의 투명성을 내세웠다. 상담 직원에게 장기 결제나 PT를 강요받는 부담이 없는 점도 헬스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큰 장점이다.

짐박스의 멤버십 가격은 월 5만~6만 원대로 저렴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어느 지점이든 평균 이상의 시설과 불필요한 권유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가격대다. PT 역시 회당 평균 수준의 가격이지만, 앱에서 결제하고 리뷰를 보고 트레이너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초중급 트레이너들에게 매력적인 구조를 제공한다. 결국 짐박스는 운영과 가격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초보자'를 타겟팅하며 진입장벽을 낮춰 꾸준한 신규 유입을 만들어내고 있다.

2. 어디를 가도 '평타 이상'인 시설

짐박스는 초보자뿐만 아니라 중급자까지 묶어둘 수 있는 강력한 강점을 갖고 있다. 바로 표준화된 시설 퀄리티다. 헬스장을 고를 때 위치와 가격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시설이다. 스쿼트 랙 개수, 프리웨이트 존 크기, 머신 수량과 브랜드 등을 꼼꼼히 따지는 중급자들에게 짐박스는 어디를 가도 평균 이상의 시설을 보장한다. PT 수준이나 분위기 같은 요소는 관리하기 어렵지만, 시설은 투입 대비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에 짐박스는 이 부분에 집중해 안정적인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

3. 1인 가구와 운동러에 최적화된 '입지 전략'

짐박스는 오프라인 매장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입지 전략도 매우 흥미롭다. 특히 최근의 실적 반등을 만들어 낸 유니클로와 닮은 행보를 보인다.

첫 번째는 신림~강남 라인에 집중한 초기 출점 전략이다. 2030 1인 가구 비중이 높고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림에 4개 지점을 집중적으로 오픈하며 '관악구 운동 메카'를 표방했다. 이후 2호선 라인에 꾸준히 지점을 늘려 '신림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에게 집과 회사 근처 헬스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옵션을 제공했다.

두 번째는 프레퍼스와 연합해 '서플라이스 존'을 형성하는 전략이다. 짐박스 바로 옆에 단백질 식단을 제공하는 프레퍼스를 출점하여 운동 후 식사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병원 앞 약국 모델'과 유사한데, 프레퍼스로 건강 식단 수요를 테스트한 뒤 수요가 검증되면 대규모 자본이 드는 짐박스를 출점하는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대중성과 리텐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짐박스는 운동 초보자이자 2030 1인 가구라는 고객 페르소나를 정확히 이해하고 공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앱에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해 회원들이 운동 챌린지를 함께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구독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팬'을 만들고 붙잡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집중 공략의 반대급부도 존재한다. 짐박스는 초보자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대중적인 헬스장이기 때문에 소위 '물'을 중시하는 운동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평판이 좋지 않다. 이는 업에 대한 애정으로 출발한 사업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을 똑똑하게 피해 간 결과라 볼 수 있다.

다만, 신규 회원 유입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숙제가 남는다. 짐박스가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휴먼 터치를 최소화한 운영 방식으로는 커뮤니티가 저절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서플라이스의 다음 과제는 대중성과 리텐션(재방문율), 상반되어 보이는 두 가치를 동시에 잡는 일일 것이다. 그 어려운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헬스장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짐박스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남학현 기자 info@dowa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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